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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포럼

<서칭 포 슈가맨>을 보신 임현철님의 글과 사진을 싣습니다.

필름포럼에서 상영한 영화 <서칭 포 슈가맨>을 보신 임현철님의 글과 사진을 싣습니다. 필름포럼은 영화보기 참 좋은 공간이랍니다.


“영화를 보시고 나면 행복해질겁니다” 라는 지인분의 말씀에…



인천에선 <서칭 포 슈가맨>을 일요일 밤이 아니면 볼 수 없을 듯 했다(아이들이 있어 아내가 보기 어려울 듯했음). 

개봉한 지 꽤 지난 영화라 조만간에 대한민국 어느 상영관에서도 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걱정에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필름포럼’이라는 곳을 찾아 온 가족(다은이, 유현이 포함)이 영화를 관람했다. 

필름포럼이라는 곳은 영화관이라기 보다는 연극무대 같았다. 
그러나 100 여 명 정도의 객석은 꽉 찼고, 오히려 조그만 공간에서 사람들은 영화와 더 가까워졌다. 
CGV에서보다 더 잘 웃었고, 더 많이 울었다. 
다은이 유현이도 그런 분위기에 잘 동화하여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조용히 관람했다. 
영화가 끝나고 자리에 일어나 뒷자리에 앉았던 아내를 보니 이미 눈이 눈물로 젖어있었다.

집에 가는 차 안에서 아내는 행복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내더라.

그리고 저녁 다시 인천으로 온 나는 친구를 불러내어 근처 영화관으로 가 세 번째 관람을 했다. 
내일이 월요일이라 그런지 상영관은 우리를 포함 열 명 남짓.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이 영화의 몰입도를 조금은 떨어뜨려 놓는 것 같았다. 필름포럼에서 보았던 호응과 감동의 분위기도 객석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게다가 친구는 영화 속에 드러난 각종 장치들, 예를 들어 가수들, 남아공의 정치적 상황들, 음반 시장의 비리 등에 더욱 집중하여 영화가 조명하고 있는 로드리게즈 라는 인물을통해 자신을 잘 만나지 못한 것 같았다. 
내가 기대한 만큼의 반응이 나오지 않아 좀 아쉬웠지만, 감동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 다 나와 같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겐 꽤 특별한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자신도 모르고 있던 자신에 대한 존재의 확인.
타인이 그려낸 나와 내가 그린 나 사이에서의 선택.
그리고 그의 삶을 통해 가질 수 있었던 감정과 독백.


영화를 권유해 준 분의 말씀처럼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행복했다.